💬 [어사] 5. 숫자 4가 4번 반복되는 날에

2024. 4. 14.

2024년 4월 14일,
다섯번째 어사

우리 인생은 앞날을 몰라서 흥미롭다는 말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는 얼마쯤 동의하는 편입니다. 앞으로 벌어질 모든 일을 알고 산다면 재미가 없을 것 같거든요. 이 글을 적는 지금만 봐도 그렇습니다. 제 옆자리에는 한 커플이 자리를 잡고 동거하는 집 거실에서 하듯 붙어 앉아 껴안고 기대어 애정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1시간 전만 해도 분명히 혼자 앉아 계셨는데요. 혼자가 둘이 되어 만드는 풍경을 주변 시야에 담을 수밖에 없는 자리라는 것을 미리 알았다면 이런 흥미로운 감정은 느끼지 못했을 겁니다. 날은 좋고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이 있네요.

그러니 예측 불가능성에서 오는 풍부함을 생각해 영 다른 주제를 가져온 저도 그러려니 흥미롭게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무지 샤이하게 사랑에 관해 생각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습니다..😉..

2021년 4월 25일 2024년 4월 14일

이번 작품은 2021년도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작업한 것들이 총 다섯 개가 있는데 어째 이번엔 이거다 싶더라고요. 확인해 보니 이것도 4월에 완성한 작품이었습니다.

2+2까지 합해서 숫자 4가 네 번 반복되는 날에 어느 해 11일 전의 사진을 보여드리게 되는 겁니다. 44 11.. 우연에 의미를 부여하면 그게 운명이니까 이것도 운명이라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그럼 기분이 좋으니까요.

직접적으로 촬영이 불가능한 주제에 대해 고민하고 무엇을 어떻게 찍을 것인가 구상했던 때는 그때가 처음이었던 것 같아요. 가지고 있는 이미지는 있는데 그걸 어떻게 구현해 낼 것인가가 문제였습니다. 매번 그런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아 이걸 어떻게... 했으면서 3년이 지난 지금은 혼자서도 그 작업을 하고 있네요. 작업물을 봐줄 사람이 있는 것도 좋았지만, 같은 주제로 모두가 다른 걸 떠올린다는 점이 가장 신기하고 즐거웠던 기억이 납니다.

이번에 보여드릴 작업물의 주제는 심해와 고독이었습니다. 다들 어떤 이미지를 먼저 떠올리실까요? 제가 생각한 것과 얼마나 다르고 비슷할지 궁금해집니다.

사진 보기

메일은 일방향 소통이다 보니 어떻게 보고 계시는지 들을 수가 없어 아쉽단 생각을 자주 합니다. 여유 있으실 때 피드백 시트 활용해 의견 남겨주시면 적극적으로 검토 후 반영하겠습니다. 블로그에서 사진을 보는 게 번거롭다거나, 글이 너무 길다거나, 사진에 대한 이야기가 적은 것 같다거나 이런 이야기를 해주면 좋겠다거나.. 언제든 편하게 작성 부탁드립니다.

그럼 다음 메일에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만 총총.

서리 올림

추신.

오늘은 복숭아 아이스티를 마십니다.

얼음이 녹으면 적당히 슴슴해서 좋아요.